이번에는 지난편과는 다른 손님의 이야기다.
지난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사진을 클릭하시면 된다.
첫 만남
이 손님도 소위 "워킹"으로 방문하셨던 분이다.
손님의 문제는 1. 층간소음 걱정 2.금액 이였다.
당연하게도 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싶었고,
특히 "층간소음"이라는 키워드는 나를 공감하게 만들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층간소음
층간소음... 경험해본사람들은 안다.
층간소음이라는 지옥을..
층간소음이 무엇인가.
종류는 다양하지만, 나는 종류별로 경험해본 것 같다.
층간소음이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나의 층간소음 경험담을 먼저 공유해야겠다.
첫번째 층간소음
나의 층간소음 역사를 돌아보면, 시작은 전용 84m2에 가족끼리 살때,
금요일마다 오후 11시가 되어도 "와하하하하" 하면서
가족끼리 술파티를 벌이기 일수였다.
그래서 인터폰으로 연결해서 "지금 시간도 늦었는데 조용히 해주실 순 없을까요?"
라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인터폰을 끊고 다 들으라는 말로 엄청크게
"아니 내가 내 집에서 떠든다는데 뭘 자꾸 지x이야!"
하면서 떠나갈 듯한 소리로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두번째 층간소음
내 인생 두번째 층간소음은 처음으로 독립해서 살때, 아마 전용 14m2였던 것 같다.
초역세권이였는데, 조용하다가 2달즈음 살았나? 매일밤 11시 정도부터 새벽 4시까지
젊은 남녀가 낄낄대면서 노는 소리가 들렸다.
심지어는 세탁기 돌리는 소리도 들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명색이 오피스텔이였는데, 오피스텔이 능사는 아니였던 것 같다.
세탁기는 늦은시간에 자제 부탁드린다고 하니 순순히 마무리가 되었고,
문제는 젊은 남녀의 낄낄대면서 노는 소리였다.
심지어 나는 5층이였는데, 소리를 찾아가다보니깐 7층에서 나는 것이였다.
범인을 찾자마자 든 생각은 "와... 6층 사람은 진짜 아무렇지 않은건가?"였다.
우리집에서 나는 소리도 커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돈데 6층이면 말 다한거다.
그래서 조용히 해달라고 했는데 10대로 보이는 여자애가 나오더니 개무시하는 눈빛과 말투로
"네~"이러고 바로 들어가서 다시 낄낄 거리더라.
그 이후로도 한번정도 더 찾아갔는데, 다시 "조용히 할게요" 이러고 귓등으로도 안듣더라.
진짜 심각하게 어떻게 얘네를 해결해야하나 고민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고보니 얘네는 그 남자 3, 여자 3 중 한명의 삼촌 집으로써,
시끄럽다는 민원이 빗발쳤고, 결정적으로 매일마다 쓰래기에 더해서 사용한
콘돔 더미 같은 것들을 창밖으로 버렸는데, 그 아래 1층에서 업장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어떻게 어떻게 알고 그 삼촌이라는 분에게 연락을 넣어서
더 이상은 거기에 못살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세번째 층간소음
드디어 서울 첫 진입한 집이였고 초 역세권이여서 나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곳이였다.
여기도 16m2즈음 되었는데, 매일 밤 마다 발망치소리가 들렸다.
보통 밤 9시부터 새벽 4시정도까지
앞선 몇번의 케이스에서도 시간을 언급했다.
시간을 안다는 것은 그 시간동안 잠을 못잔다는 것이고, 아예 못자는 날도 있었고
1시간이나 2시간 자고 출근하는 날도 많았다는 말이다.
편지를 붙여서 발망치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내용을 보냈는데, 답변이 오기로는
"당신은 이제 막 온 사람이지만 나는 4년넘게 여기서 살았다. 내가 조심해야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불편하면 단독주택 가서 살아라" 라는게 내용이였다.
층간소음만으로도 몇 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내가 경험했던 층간소음 발생자들은 10에 9은 제정신인 사람이 없었다.
진심으로 심해지다 심해지다 보면 죽x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나마 너그러울 때는
그냥 저 사람들이 내는 소리 그대로 녹음해서 저 사람들이 잘때 귓가에 소리강도며,
시간 같은게 그대로 울려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층간소음은 정말 끔찍한 것이고, 사기에 맞 먹을 정도의 범죄라고 생각한다.
(물론 건축 구조물상의 문제도 있긴하다)
물건 보러다니기
우선 손님이 원하시는 조건이 좀 황당했다.
"무조건" 탑층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층간소음 경험자로써 탑층이 좋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층간소음을 피하려면 경험상 복층이나 주상복합이 좋았던 것같다.
두번째로는 본인 자금 마련금이 2억 3천만원에서 한푼도 더 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 외에도 이분은 9호선 초역세권에 깔끔한 준신축급으로 오피스텔 느낌을 원한다고 하셨다.
내가 소속되어있는 중개사무소 근처로는 탑층은 고사하고 앞서 말한 조건이면 무조건 원룸이다.
그마저도 매물이 많이 없으며, 탑층은 더더욱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재 본인이 사는 집이 방이 3개다."
라고 하셨다.
보통 방이 3개라는 말은 짐이 많다는 얘기고 그 짐을 다 수용하려면 그냥 크기차이가 없어야한다는 얘기였다.
즉, 이 손님이 원하는 것은 불가능이였다.
그래도 노력은 해야하기에 수소문을 했다.
결국 초역세권은 아니고 완전세도 아니고 보증금에 월세가 붙지만
나머지 조건은 모두 충족한 집을 찾아드렸다.
엄청 마음에 들어하셨다.
하지만 월세가 50만원이였다.
1.5억에 50만원.
하지만 유일한 하자가 월세였다.
보통 월차임 보증금 전환은 1천만원당 5만원즈음으로 본다.
그러면 그 매물은 사실 2.5억인 것이다.
엄청 저렴한 것은 맞다.
9호선에 역이랑 가깝고, 언덕이긴 했지만 탑층이고,
방 3개에 크기도 아마 실면적은 50m2즈음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싫다고 하셨다.
그러면 방법이 몇가지 있었다.
1. 현재 이 매물을 보증보험 안되는 선에서 올전세로 박거나
-> 이건 싫다고 하셨고
2. 복층이고 깔끔한 매물로 보자.
라고 해서 승낙하셔서 또 보러 갔다.
근데 이번에는 원룸 복층이였고, 초 역세권이였는데 너무 작다고,
오기전에는 본인짐을 포기하면서도 층간소음만 벗어나면 된다고 하시더니
결국은 짐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셨다.
결국 이 분이 원하시는 것은 해결하지 못하고, 그 이후로도 종종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만나서 보여드렸으나 성에 차진 않으셨다.
끔찍한 말
마지막 만났을 때 우리는 대화를 더 했고, 그 때 정말 끔찍한 말씀을 하셨다.
"제가 원하는 조건으로 집 잘 안나오네요.. 지금 1년째 보러다니는데"
"제가 살 집이니깐 꼼꼼히 따져보고 사야지요"
와.. 이 말 듣고 진짜 포기했다.
나도 마포구에 원하는 아파트 있다.
지금 15억쯤 하는데, 내가 2억 가지고 기다리든 8억가지고 기다리든, 그 가격에 올거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다. 기다리고 싶지도 않다.
서울 밀집권역은 여타 지역과 다르다.
가령 평택 고덕의 경우는 가장 많이 오를때는 15억 까지 간 곳도 7억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부동산의 가격 결정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가?" 가 핵심이다.
그런 측면에서 9호선 중에서도 내가 손님에게 소개해드린 곳들은 올랐으면 올랐지, 내릴 일은 없는 곳이였다.
나중에는 2억 5천만까지 괜찮다고 하셨다가 2.1억에서 더 넘길 수 없는데
3룸에 탑층에 9호선 초역세권으로 원하신다더라;
본인이 지금 사는 집 찾았듯이 기다리면 찾을 수 있다는 말 듣고 할 말을 잃었다.
결국 손님은 보내드리고 생각이 많아졌다.
솔직히 이정도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손님에게도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전월세를 무슨 매매처럼 가격변동을 생각하고
영끌하듯이 보는 시각자체가 나는 이해를 할 수도없고 하고싶지도 않다.
이전 1편에서 나왔던 동료분의 말로 "당신에게 선택의 권한이 있듯, 손님에게도 선택의 권한이 있다."
그치, 맞다. 근데 이 분은 너무 과했다.
이건 마치 2014년도에 나온 맥북프로가격 및 성능이 뇌리에 박혀있으면서,
성능은 날이 갈 수록 좋아지니깐 가격이 당연히 내려가야하는데?
2024년에 출시될 맥북프로m4를 2014년 맥북프로 가격의 감가분 감안해서
100만원정도에 사길 기다리는 뭐 그런 느낌이였다.
가능하겠는가? 가능하다고 보면 위선자라고 본다.
중개업..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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